박진 외교부 장관이 5일 “북한의 선의에 기대하는 ‘가짜 평화’가 아니라, 힘에 의한 ‘진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과 윤석열 정부의 외교전략’을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군호텔에서 열린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초청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핵개발을 단절시키며, 외교·대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총체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정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도발행위에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이 해외에 보내는 노동자와 사이버 불법 활동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만들기 위한 불법적인 자금줄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강화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한일관계에 대해선 “과거의 굴레와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자유’ ‘민주’란 공동 가치를 기반으로 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우리 정부는 올 3월 국내 여론 악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강점기 강ㅈ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하면서 2018년 우리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측의 법적 부담을 덜어줬다. 그 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복원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법적 지위 정상화, 일본발(發) 수출규제 해제 등 조치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를 물컵에 비유했을 때 “계속 채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앞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당시 “물컵에 비유하면 물이 절반 이상 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박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한중관계에 관련해선 “작년이 수교 30주년이었고, 올해는 30년을 새로 시작하는 해”라며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중국과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 전략적 소통을 계속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내달 부산에서 한일중 외교장관회의를, 그리고 연내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장관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노력과 관련해선 “우리를 지지하는 나라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도 ‘부산엑스포 지지’ 표명에 관해 소통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일본도 우리 유치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내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우리나라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가운데 1곳을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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