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6일 파행될 전망이다. 전날 권인숙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의 사퇴 요구 발언에 반발한 여당은 김 후보자와 퇴장했고, 야당은 이날 하루 더 청문회를 이어가는 것으로 단독 의결했다. 하지만 여당 소속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 여당은 “청문회는 어제로 끝난 것”이라고 했고, 야당은 “부적절한 후보자를 추천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단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속개했지만 여당 소속 위원들과 김 후보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가위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같은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위원장은 청문회를 끝까지 잘 진행해야 될 책임이 있는 분인데, 위원장 뇌리에 사퇴시켜야겠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해주면 계속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끝까지 안 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야당이 청문회 일정을 연장한 데 대해선 “청문회는 어제로 끝난 것”이라며 “(의혹 해소는) 한 60~70% 정도 (해명됐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전날 밤까지 계속된 청문회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에게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가 대표로 있던 메타캔버스의 콜드월렛 거래·보유내역, 김 후보자가 공동 창업한 위키트리 운영사인 소셜뉴스에 대한 후보자 딸의 지분 보유 등을 공개하라고 한 것. 하지만 김 후보자는 “딸은 재산 공개 대상이 아니다” “딸이 원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자료 제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야당과 김 후보자가 공방을 벌이던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권 위원장은 김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며 “본인이 감당 안되면 사퇴를 하시라. 자료 제공 못한다고 답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위원장은 중립을 지켜야 된다”고 항의하자 권 위원장은 “중립을 지키면서 하는 얘기”라며 “(김 후보자가) 자세를 그렇게 가지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권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권 위원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갑시다”라며 김 후보자에게도 나가자고 했다. 권 위원장은 “후보자 앉으라”며 소리쳤고, 야당 소속 위원들은 퇴장하려는 김 후보자를 막아섰다. 장내에 고성이 오가며 소란이 벌어지자 권 위원장은 “10분간 정회하겠다”고 했다. 이때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 후보자가 회의장을 나갔고, 속개된 청문회에 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오후 11시 50분경 청문회를 하루 더 연장하는 ‘의사일정 변경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한 뒤 이날 새벽 1시경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오전 10시 속개된 청문회에서 권 위원장은 “청문회가 열리면 모든 걸 설명하겠다는 후보자는 끝내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며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 장관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드라마틱하게 청문회를 엑시트(exit)했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의원은 “헌정사상 초유의 인사청문회 줄행랑 사태”라고 했고, 신현영 의원은 “이런 부적절한 후보자를 추천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단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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