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중진들 수도권 역할론
당내 영남권 등 6명 차출 거론
野내부 “혁신경쟁 뒤져선 안돼”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사진)이 “내년 총선은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서울 출마’ 요청에 따른 것으로, 여권 중진 의원의 수도권 차출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에서는 당장 영남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차출 대상’ 중진 6명 명단이 거론되는 등 중진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하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새 인재에게 길을 터주고 저는 서울에서 도전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한 달 전쯤 당에서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으로부터 서울 출마를 요청받아 고민 뒤 받아들였다고 밝힌 것.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8일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와 사전에 협의했지만 하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다른 중진들에게도 수도권 출마 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많은 사람을 영입하고 있지만 수도권 선거는 신인들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영남권 등 그동안 당 텃밭에서 출마해온 중진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수도권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부산 남갑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의 큰마음을 존경한다”며 “총선 승리만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임에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신 것”이라고 썼다.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의원으로 서울 마포갑 출마 뜻을 밝힌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나도) 호남을 떠나 서울 출마를 결심한 정치인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같이 갑시다”라고 적었다.
이미 당 내에서는 영남권뿐 아니라 강원, 충남 등지의 중진 의원 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 3선 이상 중진은 31명으로, 부산 6명, 경남 5명, 대구·충북·충남 각 3명, 울산·강원 각 2명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혁신은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고 새 인물 수혈로 이어진다”며 “민주당이 혁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뒤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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