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연일 거리 유세·李, 퇴원후 지원 등판…여야, 강서구 보선에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9일 2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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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지 않고 지배 대상으로 업신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여러분이 행동으로 증명해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통령과 핫라인이 개통돼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지지해달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도부는 9일 사활을 걸고 막판 총력 유세에 나섰다.

단식 투쟁 도중 입원한 이 대표는 21일만인 이날 오후 퇴원하면서 그 길로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장으로 향했다. 이 대표 유세현 장에는 민주당 현역의원 60여 명이 참석에 세를 과시했다. 김 대표도 전날에 이어 연휴 마지막 날인 9일에도 주민들과 만나 거리 유세를 이어가며 김태우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주말인 7일에도 윤재옥 원대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유세 지원에 나서는 등 한글날 연휴 내내 지도부가 유세에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시 당 지도부 문책 및 쇄신론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 속 선거 직후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총선기획단’을 발족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의 전통적 텃밭인 강서에서 역대 최고치 사전투표율(22.64%)이 나온 것에 상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이지만 “지거나, 신승할 경우 이 대표 퇴진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로 ‘정권심판론’을 끌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긴장감도 감지된다.

● 이재명, 퇴원 직후 유세 현장 등판
이재명 지원유세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재명 지원유세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 대표가 퇴원 직후 강서구청장 유세에 나선》 배경엔 자신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보궐선거까지 승리할 경우 내년 총선까지 확실한 ‘정권심판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된 뒤 강서구청장 선거도 지면 (정부 여당도) 국정 운영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을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정권 지지를 위해 여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보다 15%포인트 정도 높게 나오는 추세”라며 “그 차이가 보궐선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면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친명 지도부는 보궐선거 승리 시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거나 예상보다 적은 표차로 신승할 경우 ‘이재명 퇴진론’이 다시 한번 불거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영장 기각에 따른 역풍으로 보수 지지층이 집결했으니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이재명이 빠져야 한다’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유세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며 통합을 강조했다.

● 김기현 “대통령과 핫라인 與 후보 지지해달라”
김 대표는 이날 강서구 공암나루공원 등을 찾아 ‘집권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서구의 낙후된 도심 재개발을 위한 주민들의 뜨거운 열정이 사전투표율을 통해 드러났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로는 “박빙 승부”, “바닥민심이 돌아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불안감도 감지된다. 당 핵심 인사는 “강서는 우리로선 서울 내 5대 험지”라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성태 강서을 당협위원장도 “보수층과 중도 무당층도 상당히 동요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두 자릿수 대패만은 막아 보자”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인다.

당 지도부는 선거 직후 곧바로 ‘총선 기획단’을 출범시켜 내년 총선 준비 모드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패배 시 불거질 김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을 최소화해 공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패배시엔 지도부가 부정했던 ‘수도권 위기론’의 실체를 마주한 셈”이라며 “김태우 후보 공천을 주장했던 인사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유세에 대해 “자신이 불리할 때는 온갖 핑계를 대며 도망만 다니다 선거 패배 책임을 덜기 위해 나타난 얄팍한 꼼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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