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총출동 막판 지지층 결집
“일꾼론 주민들 호응… 충분히 승산”
野, 역대최고 사전투표 등 승리 장담
“압승해야만 정권심판론 부각”
여야는 10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각자 승리를 점치며 막판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은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하며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구민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5%포인트 차 압승이 필요하다”며 지지층에 투표를 독려했다. 대통령실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 與 “4∼5%포인트 차 승부”
국민의힘은 선거를 하루 앞두고 “판세가 박빙으로 흐르고 있다”고 진단하고,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원내 중진 의원이 총출동해 지지층 막판 결집에 나섰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초기에는 (승리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있었는데,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일꾼론’에 대한 지역주민 호응도가 높다는 것을 몸으로 많이 느꼈다”며 “충분히 승부가 될 만하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표차가 4∼5%포인트 내로 좁혀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선거 패배 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서울시 내 선거인 만큼, 패배 시 ‘수도권 위기론’의 재점화가 불가피하다는 것. 한 원외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패배하면) 수도권과 중도층의 민심을 잡기 위해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미리 충격을 완화하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강세 지역서 치러지는 구청장 선거일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도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태우 후보를 8월에 사면했고, 이후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이 이뤄진 만큼 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 결과가 여권 전반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 野 “김태우 ‘대법원 판결’ 무시”
민주당은 역대 최고치 사전투표율(22.64%) 등을 근거로 승리를 장담했다. 다만 강서가 워낙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만큼 “압승해야만 ‘정권 심판론’을 부각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조금 지는 게 목표인 것 같고, 민주당은 크게 이기는 게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5%포인트 차 이상으로 압승하게 되면 자연스레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고, 현 지도부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은 윤석열 정부 1년 6개월이 16년 같다면서 투표로 심판한다고 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도 김 후보를 향해 공세 수위를 올렸다. 김 후보가 올해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한 뒤 3개월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한 것.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후보가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는 대법원의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적 판결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쓰고, 관련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점을 문제삼으며 “대법원 판결에 대해 투표로 심판하라는 등의 행동은 정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2015년 8월 한명숙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유죄 판결이 확정됐을 때 문재인 당 대표는 ‘진실과 정의와 인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사법부일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참담하게 무너졌다’고 말했다”며 민주당도 과거 대법원 판결을 부인했다는 점을 들어 맞불을 놨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의 판결은 투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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