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간인이 경북 포항의 한 군부대에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차량을 타고 들어가 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길을 착각해 실수로 들어간 것이지만 군이 또다시 경계 태세에 허점을 드러낸 것. 자칫 군사시설이나 장병에 대한 위해 의도 등을 가진 사람이 들어간다면 군부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11일 오후 포항에 있는 해병대 교육훈련단 통문을 이용해 차량 1대가 진입했다. 이 차량은 이 문을 거쳐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포특사) 내부로 들어갔다. 포특사는 포항 및 경주 일부 경계·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해병대 1사단장이 사령관을 겸임한다.
당시 통문에는 병사가 있었지만 출입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에는 이 통문이 평소와 달리 동원훈련이 진행되면서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훈련으로 민간인이 몰리면서 신원 확인을 소홀히 하고 문제의 차량을 그냥 들여보낸 것이다.
차량에 탄 이는 70대 남성으로 포특사 내부를 약 15분간 배회한 뒤 포특사의 한 출입문을 통해 부대 밖으로 나가려다 위병소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병력이 신원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붙잡혔다. 이 남성은 “포특사 인근 공항에 가려다 부대인 줄 모르고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병대 관계자 등은 남성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보고 상황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동원 훈련 등으로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군부대 내에 불순한 목적을 가진 이들도 손쉽게 침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단순 착오로 부대에 들어온 사안으로 당시 차량을 통제한 근무자들을 조사해 대응에 문제점이 있으면 징계에 착수할 것”이라며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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