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재창당 목전 저조한 성적표…‘자강론’ 바꿔 통합 모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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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3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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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82%를 득표하는 데 그친 정의당 내부가 뒤숭숭하다. ‘자강론’을 내세운 재창당 작업 막바지에서 암초를 만난 정의당이 제3지대 연대를 통해 ‘빅텐트’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이정미 대표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패배’로 규정하고 “책임은 선거를 이끈 당 대표에게 있다. 당을 다시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1.83%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진보 진영의 권혜인 진보당 후보(1.38%), 김유리 녹색당 후보(0.21%)보다는 높았지만, 내부적으로 목표로 설정한 5%에는 크게 못 미쳤다.

저조한 성적표에 이정미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고, 상무위 회의에서 박종현 사무총장과 김용신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인사들도 ‘어떤 방식이든 책임이 필요하다’고 이 대표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상무위와 대표단 회의를 열었던 이 대표는 이날 의원단, 시·도당 연석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해 다음 주 초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표의 ‘책임’ 방식으로는 사퇴 혹은 인적쇄신, 당 노선 변화 등이 꼽힌다. 앞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참패 속에서 당의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고 취임한 이 대표는 ‘혁신 재창당’을 내세웠다. 재창당 방향을 두고 당내에서는 크게 ‘자강론’과 ‘연대론’이 제기됐는데, 이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 등 제3지대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자강을 바탕으로 한 노동과 녹색(환경) 중심의 연대를 추진했다.

전국 단위 선거는 아니었으나, 내년 총선 직전에 치러진 선거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자 ‘재창당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도 정의-진보-녹색당의 단일화가 논의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오는 11월4일로 예정된 재창당을 위한 당 대회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좀처럼 진보 진영과의 연대는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과거 통합진보당 당시 내홍을 겪으며 이미 ‘결별’ 경험이 있는 진보당과의 연대는 힘든 상황이고, 녹색당과의 연대 모색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계의 민주노총 역시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자 이 대표가 제3지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력과 연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초당적 정치 모임인 ‘세번째 권력’ 소속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은 그간 꾸준히 이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보궐선거 이전 당내에서는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제3지대와도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전략적으로 협소하게 치렀다”며 “‘혁신 재창당’의 결과물도 없어서 재창당대회에서 안건으로 올릴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의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궐선거에서 양당 구도 속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외에 다른 여지를 당분간 두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 당도 이런 것을 읽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이나 비대위 구성, 노선 변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이 대표가 당내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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