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국가정보원이 실시한 보안점검 결과,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의 보안 취약성이 드러난 것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가 조작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흔들기용”이라고 맞섰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이날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해킹에 대응하기 위한 선관위 정보보안 업무 담당자 3명 중에서 의미 있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는 1명”이라더니 “중요한 선거 관리시스템에 접근하는 비밀번호가 뭔지 아느냐, 12345다”라며 허술한 보안 수준을 지적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도 “올해 1월 사전투표 본인 확인기 입찰이 있었는데, 결정된 업체의 기기 오류율이 10%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3·15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이것은 현대판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행안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국정원은 선관위의 사전투표 용지를 무단 출력할 수 있다며 온갖 해킹 가능성을 열거했지만 그 가능성이 단 하나라도 실현돼 부정선거로 드러난 것이 있느냐”며 “이를 빌미로 선관위를 길들여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같은당 이해식 의원은 올해 7월 임명된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동기인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됐던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선거 관리시스템에 대해 최선의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들이 염려하지 않도록 정보보안 체계를 더욱 견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에 대한 질문엔 “지적한 부분들이 마무리되고 책임져야 될 일이 있다면 바로 지겠다”고만 했다.
여야는 노 위원장을 국감에 출석시킨 것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강 의원은 “선관위원장을 국회에 출석시켜 망신주기를 하는 것은 ‘선관위 흔들기’를 넘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려는 퇴행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 간사는 자기가 합의해 놓고 헌법기관장을 부른 것이 마치 여당 잘못인 양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5부 요인인 선관위원장은 관례상 국감장에서 인사만 한 뒤 이석하는 것이 관례다. 다만 여야는 지난달 20일 노 위원장이 출석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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