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
"일본 출신 윤여사, 한국 고아들 어머니"
"사랑·헌신의 공생원, 양국 우정의 상징"
기시다 "한일, 국제사회 협력 중요 이웃"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한국인 전도사와 일본인 부인이 운영했던 고아원을 방문해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바로 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의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을 찾아 축사를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에토 세이시로 자유민주당 소속 중의원을 통해 축사를 보냈다.
공생원은 1928년 목포 양동교회 윤치호 전도사가 설립한 사회복지시설로, 부인 일본 여성 다우치 치즈코(한국명 윤학자) 여사가 1968년 사망할 때까지 고아 4천명을 길러낸 곳이다. 이후 아들인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을 중심으로 목포와 일본 각지에서 고아와 장애인을 돌보고, 재일동포 양로원을 운영해왔다.
윤 대통령은 “일본 출신 윤학자 여사님은 국경을 초월해서 한국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길러내신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셨다”며 “힘들고 어려웠던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윤학자 여사님의 사랑은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이어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고,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고 방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김대중 오부치 선언’의 배경에 공생원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한일 일한 친선협회 대표단의 접견 자리에서도 공생원 얘기가 나왔다”며 “공생원의 활동을 보고 목포에서 성장하신 김대중 대통령께서, 또 이 공생원을 일본에서도 잘 알고 계시는 오부치 총리가 있었기에 김대중 오부치 선언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 앞서 윤치호·윤학자 기념관 방명록에 ‘사랑과 헌신의 공생원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이라고 적었다. 김건희 여사는 기념관에 전시된 윤 여사의 ‘결혼은 나라와 나라가 하는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 하늘나라에선 일본인도 조선인도 구별 없이 모두가 형제 자매이지!’라는 문구를 보고 “현 시대에 큰 의미를 지닌 말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에토 중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공생원은 한일 양국 국민 간의 따뜻한 교류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라며 “공생원과 윤학자 여사는 사람과 사람 간 교류의 아름다움과 강함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양국은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로서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지금보다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과 신승남 이사장,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목포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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