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지뢰폭발 사고로 발목을 절단할 뻔한 표정호 육군 병장을 다시 걷게 한 군의관이 이번엔 다리 절단 위기에 놓인 민간인을 구했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 제2진료과장인 문기호 중령은 최근 중상을 입고 후송된 강모씨에 대한 응급 수술을 집도했다. 국군외상센터는 작년 말부터 권역 내 민간인 응급외상환자 진료도 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12일 낮 12시15분쯤 경기도 성남 소재 모란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사고의 피해자다. 사고 당시 1톤 트럭 1대가 모란시장의 한 건강원을 들이받으면서 트럭 운전와 강씨 등 보행자 7명이 다쳤다.
강씨는 이 사고로 왼쪽 다리 대퇴부 동맥과 정맥이 완전 파열돼 적시에 수술하지 못하면 다리 전체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문 중령과 정성엽 중령, 노현석 소령 등 군 의료진은 수액줄을 활용해 파열된 혈관을 임시로 이은 채 집도하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 강씨의 생명을 구하고 다리도 지켜냈다.
수액줄을 이용한 이 수술법은 문 중령이 2019년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던 것이다. 문 중령은 올 6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 당시 해당 수술법에 대해 “스위스 학회에 공부하러 갔을 때 미군 군의관이 수액줄로 혈관을 이어 팔다리를 살리는 걸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문 중령은 작년 10월엔 임무수행 중 지뢰폭발 사고로 다친 표 병장의 발뒤꿈치 재건수술을 17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달 2일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했을 표 병장은 가볍게 뛰어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문 중령을 비롯한 군 의료진에게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전우와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투철한 사명감으로 헌신하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부상당한 전우들이 ‘이곳에 오면 반드시 건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경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장관은 “24시간 응급진료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전 의료진이 든든하고 고맙다”며 “작년에 개소한 외상센터의 전문성을 더 발전시켜 대한민국 외상치료체계 발전을 선도해주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신 장관은 또 표 병장과도 만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임무수행 중 부상을 입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강한 의지를 갖고 힘든 치료와 재활과정을 견디고 극복해줘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군 복무 중 부상당한 전우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면서 표 병장의 빠른 쾌유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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