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스승’ 北, 남침용 땅굴 지속 관리… 軍 ‘제5땅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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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9일 09시 15분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한 북한의 대남 침투용 제4땅굴. 2015.8.21 뉴스1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한 북한의 대남 침투용 제4땅굴. 2015.8.21 뉴스1
북한의 지하터널(땅굴) 굴착 기술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현재도 대남 침투용 땅굴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기존 4개 외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북한의 침투용 땅굴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제5땅굴’을 찾기에 나서는 한편, 북한의 땅굴 추가 굴설(掘設) 징후를 더욱 잘 포착할 수 있는 새 감시 장비를 오는 2026년까지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지하침투 감시 장비’를 전력화해 북한의 대남 침투용 땅굴 굴설이 예상되는 주요 축선상 지점에 배치하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은 그동안의 인공위성 영상 및 청음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우리 측에서 이미 확인한 대남 침투용 땅굴도 지속 관리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한 북한의 대남 침투용 땅굴은 △1974년 발견한 경기 연천군 장남면의 제1땅굴(길이 3.5㎞)과 △1975년 발견한 강원 철원군 근동면의 제2땅굴(3.5㎞) △1978년 발견한 경기 파주시 장단면의 제3땅굴(1.6㎞), 그리고 △1990년 발견한 강원 양구군 해안면의 제4땅굴(2.1㎞) 등 총 4개다.

이들 땅굴은 전시에 북한군 특수전부대 등의 침투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4개 땅굴 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44㎞) 있는 제3땅굴로는 시간당 3만여명의 무장병력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즉, 북한이 파놓은 땅굴을 방치할 경우 전시에 북한군 침투에 이용돼 우리 전·후방지역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단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한미 당국의 감시·정찰을 피해 대남 침투용 땅굴을 더 늘렸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7일 이스라엘에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힌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도 ‘하마스 메트로’(Hamas Metro)라고 불리는 땅굴이 활용됐다.

이와 관련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하마스 간의 군사적 연계 가능성을 제기하며 “북한이 땅굴 굴삭에 능숙하기 때문에 하마스가 이를 배웠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관련 기술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거쳐 하마스에 넘어갔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리 군은 현재 운용 중인 지하침투 감시 장비가 북한의 추가 땅굴 굴설 의지를 억제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군은 현용 장비의 수명주기 도래 등 노후화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최신 감시 장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번 연구개발 사업에 나서게 됐다.

청음 및 수위 센서가 장착될 새 장비는 땅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요 축선에 배치돼 북한의 땅굴 관리 및 굴착 관련 징후음과 수위의 변동사항 등을 탐지하게 된다. 또 표본음과의 비교를 통해 땅굴 관련 징후를 판단하고, 그 진원점 위치까지 파악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 군은 총 56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12월부터 내년 말까지 이 장비 체계개발을 완료한 뒤 2025년 1월~2026년 2월엔 개발·운용시험평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6년 6월엔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란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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