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충북 청주의 공군 비행장. 굵은 빗줄기를 뚫고 활주로 중앙에 거대한 항공기가 등장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위용을 드러낸 것. B-52H는 주말인 22일 이륙해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한일 전투기와 사상 최초로 한미일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한 뒤 미 본토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날개를 포함한 전폭만 56m에 달하는 B-52H가 한국 공군 기지에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엔 우리 공군 전투기 등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훈련을 해도 괌이나 미 본토 등으로 바로 돌아갔지만 이번엔 우리 비행장에 착륙한 데 이어 미군이 그 모습까지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한 것.
96폭격대대 대대장 버네사 월콕스 미군 중령은 이번 착륙 의미에 대해 이날 “우리가 어떻게 한국군과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한미의 파트너십을 입증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 핵무기 탑재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확인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다”고 했다. 월콕스 중령은 B-52H 폭격비행대대의 첫 여성 대대장이다.
이날 현장엔 김승겸 합참의장과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케네스 윌스바흐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스캇 플로이스 미 7공군사령관 등도 자리해 작전 수행 태세를 점검했다. 김 의장은 “B-52H의 전개는 적(북한) 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철통같은 한반도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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