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단서 공천룰 등 마련
인재영입 전담 조직도 조기 가동
당내 “혁신위 과제는 공천 혁신”
총선기구와 갈등 줄이는 게 관건
여당이 다음 주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 등 총선기구를 차례로 발족한다. 당을 쇄신할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임명한 데 이어 내년 총선 전략과 공천 기준을 정하는 총선기획단, 총선 출마자 영입을 맡는 인재영입위원회를 출범해 총선 체제 전환을 가속하고 있는 것. 국민의힘은 호남, 수도권, 청년을 영입의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
다만 당내에선 혁신위가 ‘전권’을 쥐고 당을 혁신하려면 공천 방향 설정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혁신위와 지도부가 이끄는 총선기구 간 공천 혁신안을 둘러싼 마찰도 예상된다.
● 與 “총선기획단서 공천 룰 논의”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부터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를 연이어 준비할 계획”이라며 “총선기획단이 우선이고, 동시에 인재영입위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총선기획단에서 당의 총선 전략과 공천 룰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12월 12일로 다가왔다. 늦지 않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은 공천 방향과 총선 전략, 예비후보 지원 방안 등 총선 로드맵을 짜는 컨트롤타워다. 통상 총선기획단장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이 맡는다. 당 사무총장은 대구·경북(TK) 출신 친윤(친윤석열)계 이만희 의원(재선)이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꾸려진 총선기획단은 현역 의원 3분의 1 컷오프(공천 배제), 현역 의원의 50% 이상 교체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공천관리위원회는 컷오프 등을 통해 현역 124명 중 53명(42.7%)을 교체했다.
국민의힘은 총선기획단에 이어 인재영입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에 비해 한 달 이상 출범을 당긴 스케줄이다. 김기현 대표는 영입 대상 인사를 직접 접촉하는 등 사실상 인재영입위원장 역할을 병행했지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따로 인재영입위를 꾸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 관계자는 인재영입위원장 인선에 대해 “혁신위가 꾸려진 다음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했다.
● “혁신위가 공천 룰도” 대 “총선기구 역할”
당내에선 총선기구 출범 움직임에 혁신위가 공천 룰도 전권을 쥐고 혁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수도권 3선의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혁신위가 공천 문제를 건드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혁신에 구분이 없을 것 같다”며 “혁신위를 결의하고 ‘전권을 드린다’고 한 부분에 왈가왈부 토를 달면 ‘혁신위를 안 만든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유상범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혁신위는)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볼 수 있는 공천 부분에 대한 어떤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공천 혁신안을 내놓을 경우 총선기획단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공천 논의 권한을 존중하되 총선기획단이 공천 방향 제시 등 고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총선기획단과 혁신위가 각자 (공천 방안을) 준비해 나중에 취합해야 한다”며 “서로 상충하는 안이 나오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당내에선 인 위원장이 통합과 변화를 강조하면서 영남 중진 물갈이를 시사했다는 반응이 나와 또 다른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영남의 3선 이상은 당에 거취를 일임하라’는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영남에서 3선, 4선 하는 분들이 먼저 (험지 출마로) 솔선수범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영남지역 의원은 “수도권의 불만을 수도권에서 해결하지 않고 TK 지역 물갈이로 해결하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며 “의원들뿐 아니라 지역 민심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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