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사람과도 친하다. 민주당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총선 공천 룰을 손볼 것이냐’는 질문에 “기초를 잘 다져놓으면 잘되리라 본다”, “민주당에 좋은 분이 많이 계신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서로 헐뜯는 분쟁 역사를 그만하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살아 나갈 건지 초점을 좀 (맞추자)”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할 예정인 인 위원장은 혁신위 첫 행보로 “혁신위원들이 정해지면 함께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 갈 것”이라며 “출발은 그게 맞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인 위원장이 ‘공천 룰’ 질문에 민주당과의 친분을 공개한 것이 외연 확장을 위해 민주당 인사 영입 가능성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광주 지역 민주당 의원이나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에게 간접적이지만 꾸준히 접촉을 시도 중”이라며 “당장 긍정적인 답을 듣지 못했지만 야권 인사 영입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는 “인 위원장이 전남, 광주의 현역 정치인, 김대중(DJ)계 정치인과 친분이 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선 “전형적인 갈라치기 전략”이라며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비명계 초선 의원은 “여당이 뭔가 더 나은 것을 보여야 가지 그쪽 당도 엉망 아니냐”고 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혁신위원장으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민주당 진영에서 사람을 데려온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 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당과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라며 “당 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간 수직적 관계가 꼽히는 가운데 ‘당정 관계’가 혁신안에 담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인 위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제든지 (윤 대통령과 인 위원장) 두 분이 연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순천 정원박람회 때도 헤드 테이블에 같이 앉아 대화를 많이 하는 걸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누누이 말했듯 저희가 (총선) 공천 및 당 운영에 개입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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