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27일에도 여야는 현 경기 상황,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7개 기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현 경기 상황에 대해 엇갈린 인식을 내놨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3,4분기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성장률이 기대치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좋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설비투자 감소, 국가채무 이자비용 증가 등을 우려하면서도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에서 상당히 좋게 나오고 있다”고 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시경제 흐름에 대해서 “당초 정부가 예상한 경로대로 가고 있다”며 기존 ‘상저하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올해 발생한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투자가 부진했던 것 같다”면서 “설비투자도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했다.
반면 이수진(서울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발표한 비제조업 현황 BSI가 6포인트나 하락한 71로,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 국채 금리도 5%대를 오가고 있고,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경제 하방 압력이 올라가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중반대를 넘어서고 있어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 1.4%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같은 당 정태호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경제 상황이) 한겨울인 것 같다”고 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으로 선심 쓰듯이 계속 감세정책을 하는 건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잘 돼가고 있다’, ‘하반기가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식으로 하지 말고 조세 문제도 국가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건지 당국이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내년도 R&D 예산이 올해보다 5조원 넘게 삭감된 것을 놓고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R&D 투자 총액은 4위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경쟁력은 34위, 32위, 29위, 27위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R&D를 지난 5년간 50% 가까이를 양적으로 계속 팽창시켰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늘어나는 R&D를 제대로 소화하고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사업으로 갔으면 더 이상의 국가 R&D 혁신방안이 필요 없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해서 현재 R&D 투자 대비 기술료 수입이 1.7%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공공연구기관 총기술료 수입이 미국 텍사스 공과대학 기술료 수입과 큰 차이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R&D를 계속해서 양적으로 팽창시키는 것이 과연 맞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이 전부 다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시점에 한국은 국가 R&D를 16.6% 삭감하고 4년간 25조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3월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향후 5년간 17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6월28일 (윤 대통령이) R&D 카르텔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갑자기 3개월 사이에 이런 대변화가 이뤄졌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도 도마에 올랐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새만금 SOC 사업 예산 삭감을 ‘예산 보복’으로 규정하며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특정 사업 예산이 5, 10%도 아니고 무려 78% 삭감했다”며 “새만금 예산 원상 복원 없이 정부 예산안 처리는 없다는 민주당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