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안동 유림 찾아 “국민 위해 소임 다 할 것”…이틀째 TK 다지기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7일 16시 50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찾은 안동 유림
"맡은 바 소임 철저하게 하는 게 절개"
"병산서원, 고향에 온 듯 마음 편안해"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경상북도 안동을 찾아 안동 유림을 만났다.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난 데 연이어 ‘대구·경북(TK)’ 지역 보수층을 향한 구애를 이어가며 집토끼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통 의상을 차려 입은 30여 명의 유림들과 안동 병산서원에 둘러 앉았다. 윤 대통령이 안동을 찾은 건 지난 4월 대통령 당선인 시절 첫 지방 행보로 안동을 찾은 지 1년6개월 만이다.

안동 유림은 윤 대통령의 ‘초심’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예비경선 첫날에 유림을 찾아 무릎을 꿇었다. 당선 이후에는 첫 지역 일정으로 안동 유림을 찾아 큰절을 했다.

윤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TK를 다시 찾은 건 이 지역의 지지율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TK 지역 지지율은 단 45%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TK 유권자는 48%에 달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세가 가장 강한 TK 지역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다.

다만 일주일 후인 27일 조사에서 TK 지지율은 49%로 반등했다.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TK 유권자는 43%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

윤 대통령은 이날 유림을 만나 시종일관 자세를 낮추며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유림 정신이라는 것이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고, 또 대통령으로서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유림의 전통이라는 것은, 의를 기본으로 하고 전통을 존중하기 때문에 늘 배우고 또 하루가 다르게 배움이 나아져야 된다는 정신이 바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서 자기가 국가를 위해서 해야할 일, 고장을 위해서 해야할 일, 또 가족을 위해서 해야할 일, 직장에서 해야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떠넘기지 않고 자기 책임과 맡은 바 소임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유림의 절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선조인 명재 윤증 선생과 안동 유림들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명재 선생이 관직을 여덟 번 제수받았음에도 ‘안동의 남인 유림들과 탕평 발탁을 해주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겠다’며 거부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저희 문중과도 아주 깊은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에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에 보니까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상영 향교재단 이사장, 이재업 성균관 유도회 경북본부회장, 김종길 학봉종손, 류창해 하회마을 충효당 종손 등 유림 대표 및 종손 등이 참석했다.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손인 김종길 씨는 예부터 나라가 어렵고 민족이 힘들 때 항상 유림과 선비가 선비정신으로 나라를 지키고 민족을 구하는데 앞장 섰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에 와서는 도덕성이 파괴되고 인간성이 무너지는 반목과 갈등, 차별이 난무해 안타깝다”며 “이를 극복하고 서로가 배려하고 잘 살 수 있는 소위 대동사회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방명록에 “전통에 대한 자부심 국가 발전의 초석”이라고 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유림의 정신은 결국은 애국심과 애민심, 이 두 가지라고 보고 그러한 전통을 우리가 존중하고 긍지를 느낄 때 그것이 국가발전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여기에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정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이철우 경북지사, 권기창 안동시장이 함께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도 참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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