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소상공인들, 고금리에 ‘은행 종노릇 하는 것 같다’며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0일 17시 11분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3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3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밝혔다. 현장 민심을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예대마진 등에 따른 과도한 지대 추구 논란이 제기된 은행권의 독과점 문제를 겨냥했다는 해석과 함께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다양한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은행의 종노릇’ 발언은 24일 소상공인 단체들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의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상환에 애로가 심각하다”며 “대출이자 탕감, 원금 납부유예 등 과감한 금융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경제 위기 당시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으로 은행들을 구했던 적이 있다”며 “은행들도 국민들을 위해 더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은행에 부담금을 부과해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과점 체제인 은행권을 겨냥해 “실질적인 경쟁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현장 행보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벽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줘서 국민들의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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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23-10-30 20:50:36

    윤대통령께서 제대로 중소기업인들의 애로를 경청하신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과감하게 현실을 파악한 자들이 있었던가? 생각한다. 은행들은 배가 부르다 못해서 배가 터질 지경이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이들이 어려울때 국민의 세금으로 구해준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하는 시중은행들은 지금 즉시, 이자감면과 대출금 납부 유예를 시행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감당하지 못할 위기 속 나락으로 떨어지고 국가 경제의 근간이 위태로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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