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기대가 상당히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기조 전환은 없었고, 변명에, 우리가 요구한 현안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집착만 더 강해진 것 같다”며 “민생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없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해 합리적 설명보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병사 월급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예산으로 보면 병사들 복지예산을 1857억 원이나 삭감하겠다고 한다”며 “국민들을 원숭이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것을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회의 말미 추가 발언을 통해선 “의사 정원 확대 이야기는 어디로 갔느냐”며 “정부가 국정 과제를 던졌다가 반응을 봐가며 슬그머니 철회하는 식으로 국정을 해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조삼모사보다 더 나쁜 것이 빈 음식 접시를 내는 것”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똑같은 말로 장난친 것도 문제지만 빈말은 더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1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시정연설 할 때 정말 민생을 위하고, 또 ‘소통하고 경청한다’고 한다면, 예산안은 비록 그렇게 제출되지 않았지만 그런 부분을 담아준다면 국회에서 ‘수용하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아 들으면서 ‘경청한다고 그랬는데 이게 뭐지? 민생 어디 갔지?’ 이런 생각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시정연설에서 ‘공산 전체주의’ ‘반국가세력’ 등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과거에 그런 표현을 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 이런 것들이 담겨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부분도 없었다. 그래서 ‘달라졌다’ 이렇게 평가하기가 참 애매하고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야당 지도부를 먼저 호명하고, 연설 전후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런 것들은 미리 준비해 오신 것 같더라”면서도 “과거 자신이 정치를 실종시키고, 야당을 매도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이라도 있었으면 그런 행동에 가치가 있어 보이고, 진실성이 돋보였겠는데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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