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지역구 이동’ 띄운 인요한…“지역구 빼앗기면 누가 책임지나” 술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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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27 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27 뉴스1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일 “3선 이상으로 인기 있고 노련한 분이라면 지역구도 바꿀 수 있다는 옵션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 영남 중진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이어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를 혁신위 안건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영남 중진 의원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일률적으로 지역구 3선 초과 의원들을 잘랐다가 총선에서 지역구를 빼앗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반발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국회의원이 한 지역구에서 세 번을 하고 다른 지역구로 옮기든지 하는 매우 많은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혁신위에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이 어떻게 무엇을 내려놔야 국민이 신뢰할 건인가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총선 룰에 관해 토론을 안 했는데 선거 룰 문제도 크게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했다.

당은 인 위원장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발언에 술렁이는 분위기다. 한 영남권 의원은 “무소속 출마해 알아서 생환하라는 의미냐”고 비판했다. 다른 비영남권 중진 의원은 “지역구별로 사정을 따져보지도 않고 3선 초과 의원을 빼서 선거에 이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런 내용이 혁신위 의결 사항으로 당 지도부에 제출되면 지도부 수용 여부를 두고 또 한 번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당 의원 23명이 동일 지역구에서 3번 이상 당선됐다. 특히 당 지도부인 김기현 당 대표(4선·울산 남을)와 윤재옥 원내대표(3선·대구 달서을), 유의동(3선·정책위의장)도 해당된다. 친윤 핵심 중에도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과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 등이 포함된다. 5선의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 4선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도 있다.

23명 중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 영남권 의원이 12명이라 인 위원장이 영남 중진의 수도권 험지 출마 반발을 고려해 3선 초과 금지를 꺼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영남권 불만에 대해 “서운하면 제가 찾아가서 ‘미안하오. 힘들게해서. 그러나 우리 같이 헤쳐 나가자. 이겨 나가자’고 말하겠다”고 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혁신위가 안을 던지면, 당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해 험지 출마를 결심하든 국민들의 박수칠 결정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의 2호 안건으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 제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가 4월부터 주장한 국회의원 정수 10%(30명) 축소, 불체포특권 포기 등 정치개혁안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의원 정수 축소는 여야 합의사항인 만큼 차기 총선에서 실현되기는 어렵고 혁신위 권한 밖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1호 안건인 ‘대사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겸허히 받아들인다. 말씀이 맞다”며 용어를 ‘징계 취소’로 바꾸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또 지난달 27일 개인 자격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31일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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