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부산 토크콘서트 행사장으로 찾아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외국인 혐오”, “헤이트 스피치(혐오 표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뉘앙스까지 전달하고 싶었다”는 입장이지만 “공개 사과해야 할 사건”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6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인 위원장을 겨냥해 “억지봉합쇼”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고 재차 날을 세웠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영어를 쓴 건 정말 최악이고 굉장히 모욕감을 준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인성이 별로인 건 알았지만 그 장면을 보고 환자가 달리 있나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채널A에서 “(미국이었으면) 인종차별 스캔들이 퍼지고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했다. 비윤(비윤석열)계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극단적인 사고나 언행을 계속하면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 위원장도 이날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외국인이라고 취급하니까 힘이 들었고 섭섭했다”고 했다.
당 밖에서도 “명백한 인종차별”이란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미스터 린튼이 인요한 위원장이고, 한국이 고국이다”라며 “그런 분에게 의도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호칭을 미스터 린튼으로 하는 건 인 위원장이 여전히 이방인임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 제스쳐”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의 곽대중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는 종종 선을 넘는다”며 “누가 그런 사람과 선뜻 손을 잡으려 하겠는가”라고 했다. 나종호 미 예일대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도 전날 페이스북에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사건”이라고 했다. 다만 비윤계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인 위원장에게는 한국어가 편한데 이 전 대표가 착각하고 실수한 것 같다”며 “인종차별까지 몰고 가는 건 과하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YTN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제발 그러지 마라 호소한다”며 “문 걸어 잠그고 전부 우리한테 욕할 것 욕하고 그게 통합 아니겠느냐. 그건 그분들을 위한 것도 아니고 하물며 우리를 위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준비 과정에서 비명계를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명계) 분들은 ‘헛소리다’라 얘기하더라. 개똥 같은 소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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