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북 새만금 간척지의 농업용지 등 일부를 첨단 산업체들이 입주할 산단의 산업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25년 12월까지 새로 수립하는 새만금기본계획에서 매립이 완료된 일부 농업용지를 첨단 산업체들이 입주할 산업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최근 자문을 구한 전문가들 중 일부도 “1990년대 농사를 위해 조성하려 했던 농업용지의 비중을 줄이고,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단에 국내외 유수의 첨단 기업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첨단 산업체가 입주할 산업용지 확보에 나선 정부는 농지 뿐 아니라 관광레저용지, 환경생태용지를 포함한 새만금 일대의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구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후 용역을 발주해 본격적으로 새만금 일대의 농지, 관광레저용지, 환경생태용지 등의 필요성을 분석한 뒤 새로운 새만금 개발 계획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국제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가 재검토에 나선 상태다.
정부가 산단의 산업용지를 확보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은 ‘이차전지’ 제조업체 등 첨단 산업체들의 새만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013년 9월 국토부 산하 새만금개발청 개청 이후 2021년까지 기업의 새만금 투자 규모는 1조 5000억 원 안팎으로 집계됐지만, 지난해부터 기업의 투자 규모는 7조 8000억 원 수준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새만금의 산업용지 부족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는 올해 6월 새만금을 ‘투자진흥지구’로 선정하면서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 간 50% 감면해주기로 밝힌 바 있다. 이후 기업의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외국계기업을 비롯한 여러 국내외 기업들에서 투자 문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매립된 4개 공구의 산업용지 분양률은 80%를 넘겼다”며 “용지 확보를 위해 3, 7, 8공구의 매립 일정을 당겼고, 기업들의 투자 수요에 맞추기 위해 내년부터는 분양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사업은 전북 새만금 일대에 2050년까지 409㎢의 간척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중 농업용지의 면적은 30% 수준인 103.6㎢이며, 산업용지의 면적은 50.82㎢로 기존 새만금 기본계획에 정해져있었다.
1989년 노태우 정부는 농업 식량생산기지를 만들기 위해 새만금을 100% 농지로 개발하기로 했지만, 2007년 노무현 정부는 산업 관광 복합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새만금의 농지 비중을 72%로 줄였다. 이후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엔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앞세워 농지 비중을 30% 수준까지 낮췄다. 이후 새만금 간척지의 농지 비중은 전체 30%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정부 관계자는 “새만금 개발 계획을 재검토한 뒤 수요에 맞지 않는 토지 이용계획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이 새로운 ‘새만금 빅픽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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