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식당에서 조용히 하라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이 전 대표는 식당 옆방에서 안 의원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안철수 씨 조용히 하세요”라며 소리를 쳤다고 알려졌다.
지난 6일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4일 부산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을 건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안 의원은 “반대로 생각하면 교포 2세에게 미국 정치인이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은 ‘너는 우리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다”라며 “또 적어도 의사에게는 ‘닥터 린튼(Dr. Linton)’이라고 했어야 했는데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한 것은 대놓고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영어를 잘 못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식당 옆방에는 이 전 대표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던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씨 식사 좀 합니다”라며 “조용히 하세요”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럼에도 안 의원은 “내가 못할 말 한 건 없지”라며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안 의원은 “모두가 이준석을 싫어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있겠나”라며 “소리치는 것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 식사를 마치고 직접 마주치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이 소동은 방음이 잘 되지 않는 방 3칸 사이에서 벌어졌다. 다른 방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들도 이 발언들을 들었고, 소동은 곧바로 국회로 퍼져나갔다고 알려졌다.
안 의원은 지난달 16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요청안을 당 윤리위에 제출하고, 제명 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달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과정에서 해당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이 전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대사면’ 안건을 수용해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가 취소되자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위의 오진”이라며 “1번 과제는 건강한 당정관계 확립”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그간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을 겨냥해 “나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 “안 의원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한심하다”, “안 의원의 지성이 의심된다”는 등의 발언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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