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국회 앞 한 식당에서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앙숙 관계인 두 사람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때 불거진 안 의원의 ‘욕설 논란’을 둘러싸고 상대를 향한 비방을 이어가다 안 의원이 이 전 대표를 제명해 달라고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7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6일)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복국집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4일 부산 토크콘서트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한 것이 ‘헤이트스피치(혐오 표현)가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반대로 생각하면 교포 2세에게 미국 정치인이 한국말로 얘기하는 건 ‘너는 우리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적어도 의사에게는 ‘닥터 린턴(Dr. linton·인 위원장 영어 이름)’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한 건 대놓고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 제안으로 당 최고위원회의가 이 전 대표의 징계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고 한다.
안 의원의 이야기가 20분 이상 이어지자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씨 식사 좀 합시다,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내가 못할 말 한 건 없지” 하며 하던 얘기를 계속했고,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고함을 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식사를 마친 뒤 서로 마주치지 않고 식당을 나갔다. 방과 방 사이는 벽이 아닌 미닫이 문이 놓인 구조였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2016년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어 안 의원이 당선됐다. 지난달 보궐선거 때 안 의원이 유세 과정에서 욕설했다고 이 전 대표가 밝히면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오만방자한 응석받이’라고,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을 ‘아픈 사람’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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