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체제로 2기 대통령실 개편 방향을 짜고 있다. 대통령실 수석 6명 중 최대 5명이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윤 대통령 취임 초부터 용산 살림을 도맡아 온 김 실장, 지난해 1차 개편을 기점으로 입성한 이 수석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서실을 이끄는 김 실장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실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옆 비서실장 공관으로 이사했다.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현장을 강조하자 소상공인을 만나 민생 현장을 훑었다.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 배달 플랫폼의 불리한 독소 조항 강요 등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는데, 이는 그 직후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2기 대통령실을 상징하며 적극적으로 용산을 이끌 ‘실세형’ 실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재신임에 무게가 실린 셈이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사적 채용 논란’ 등을 기점으로 여권에 위기가 올 때마다 김 실장 교체설이 제기됐다. 여권 관계자는 “김 실장 교체를 점치는 뉴스가 2개월에 한 번씩 나오다가 주기가 더 빨라졌다는 말도 있다”며 “고비마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을 신뢰한 셈”이라고 했다. 다만 상황 변경에 따라선 윤 대통령이 비서실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추석 직후 인적 쇄신과 함께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입성한 이 수석은 취임 초부터 ‘왕(王)수석’ 평가를 받았다. 정교한 기획력에 더해 위기 상황 발생 시 적극적으로 난관을 돌파하는 역량을 인정받아 새만금 잼버리 파행 등 비상사태 때마다 소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소방수로 투입되고 있다. 그는 총선 출마 생각은 없다고 한다. 2기 체제에서 이 수석의 보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석급 후임 인선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의 후임으로는 이도운 대변인이, 이진복 정무수석비관의 후임에는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이 유력하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한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의 후임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다. 현 정부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후임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안상훈 사회수석비서관이 거취를 결정하면 6수석 중 5수석이 바뀌는 2기 대통령실이 조만간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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