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5개월 앞으로] 국민의힘 총선 출마 밑그림 본격화
韓, 종로-험지-비례대표 거론돼
“元, 이재명 대항마 나서야” 주장 나와
김은혜-강승규 등 참모 출마지 촉각… 장제원-권성동 등 거취가 변수될 듯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해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8일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7일 종료된 가운데 대통령실 2기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참모들의 총선 출마 러시가 임박했다. 내각에서도 12월 예산안이 마무리되면 출마 예정자들이 속속 장관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인물 경쟁에 나설 여권 출마자의 윤곽이 뚜렷해지는 것. 당에선 한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이 총선 승리를 위해 선두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연일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윤석열)계 핵심을 향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압박을 이어가면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의 거취 결정도 출마 대진표 완성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남 등 보수 텃밭 출마설이 나오는 대통령실을 향해 당내에선 “용산부터 십자가를 짊어지라”는 반발이 나오면서 갈등도 예상된다.
● 여권 내 커지는 한동훈 원희룡 역할론
당내에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 장관의 출마론이 힘을 받고 있다.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쌓은 만큼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는 것.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해 한 장관이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나 수도권 험지 등 승부처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선 한 장관을 비례대표 후순위 당선권에 배치해 전국 선거의 ‘간판’ 역할을 맡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 여당 의원은 “한 장관이 국민적 인지도가 높아 어떤 역할이 최적일지 당내에서 설왕설래가 오간다”고 했다.
원 장관은 ‘대장동 1타강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 등으로 몸집을 키운 만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 뛰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서울 종로에서 빅매치 주자로 활용해야 한다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인 경기 고양에 배치해 경기 북부의 김포 파주 등에서 승기를 잡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경제 사령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3선 도전이 유력하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지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 등 수도권 출마가 거론된다.
● 여당 내 “용산 참모들, 험지 출마 솔선해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뛰었던 김은혜 수석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가 거론된다. 하지만 당에선 “경기 남부의 핵심인 수원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 수석이 수원 지역에 출마해 수원 지역구 5개 의석뿐만 아니라 인근 민주당 지역까지 끌어오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적어도 대통령실 수석급은 호남이나 수도권 등 험지로 가는 게 대통령을 모시는 자세 아니겠느냐”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대통령실 참모들의 지역구 선택은 전체적인 선거 방향, 기세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솔선수범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고향인 경북 영주 등 모두 여당에선 ‘양지’로 분류되는 지역이 거론된다. 비서관급에서는 주진우 법률비서관이 학창 시절을 보낸 부산 수영 출마설이 돌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서울 마포갑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 수석이 고향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기류가 나온다. 당내에선 “험지 출마를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근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의 출마 예상 지역으로 대부분 당선 가능성 높은 지역구가 거론되면서 “중진을 비운 자리에 용산이 꽂히는 것 아니냐”란 의혹도 커지고 있다.
● 인요한 혁신위발 희생 요구도 변수
인요한 위원장이 이날 김기현 대표와 친윤계 핵심을 겨냥해 “한 달 안에는 다 방향을 잡고 가야 한다”며 재차 결단을 압박했다. 김 대표가 울산 남을에서 불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호남이나 수도권 험지 출마 이야기도 나오지만 ‘의미 없는 희생’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 대표를 비례대표 후순위에 배치해 배수진을 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역시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로 일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차라리 불출마해 선거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 뒤 내각에서 정무직으로 역할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권성동 이철규 윤한홍 의원의 거취도 선거 분위기를 좌우할 변수다. 이들은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분위기상 헌신을 요구받는 강도가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등 스타급 인지도를 가진 당내 중진들도 격전지 선택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다만 이날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5선의 주호영 의원은 대구에서 연 의정보고회에서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며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거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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