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서 독립운동’ 정두옥 애국지사… 120년 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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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12일 10시 04분


정두옥 애국지사. 국가보훈부 제공
정두옥 애국지사. 국가보훈부 제공
일제강점기 미국 하와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한 경제적 후원 및 외교활동을 펼쳤던 독립유공자 고(故) 정두옥 애국지사가 조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돌아온다.

국가보훈부는 “제84회 ‘순국선열의 날’(11월17일)을 앞두고 정 지사와 배우자 이봉아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다”고 12일 밝혔다. 정 지사 부부 유해 봉환식 및 안장식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엔 하와이 현지에서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주관으로 정 지사에 대한 추모식이 엄수된다. 추모식엔 정 지사 유족과 교민들이 참석한다.

보훈부는 정 지사 유해 봉환을 위해 앞서 11일 유해 봉환반을 현지에 파견했다. 봉환반은 정 지사 부부 영현 반출과 검역 절차 간소화 등 출입국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 지사 유해는 현지 추모식이 끝난 뒤 항공편을 이용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옮겨진다. 보훈부는 인천공항에서 정 지사 유해를 영접한 뒤 대전현충원으로 봉송해 안장식 때까지 임시 안치할 계획이다.

1889년생인 정 지사는 1903년 하와이 이민 뒤 1914년 ‘대한인국민회’ 하와이 지방총회 대의원, 1919년 3월 ‘대조선독립단’ 총단장으로 활동했다. 이어 1919년 10월엔 하와이 대조선국민대표기성회 위원으로서 ‘최고의 독립운동 기관을 설립하자’는 선언서를 발표하고 이를 위한 자금 조달 및 후원활동을 했다.

정 지사는 또 1940년 5월엔 중국 내 ‘한국독립당’을 후원하기 위해 하와이 오하우에서 한국독립당 하와이지부를 조직, 집행위원장으로서 한국광복군 편성을 위한 경제적 후원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정 지사는 1941년 미주 지역 내 모든 한인 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가 조직되고 하와이 호놀룰루에 재미한족연합회 의사부가 설치됐을 땐 그해 8월 의사부 위원 및 선전부 위원장으로 선임돼 대한민국임시정부 후원과 외교·선전사업을 추진했다.

정 지사는 1944년 6월 재미한족연합위원회가 미 워싱턴DC에 개설한 외교사무소에서 외교원으로서 관련 사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정 지사는 광복 후인 1972년 9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정부는 정 지사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이번 정 지사 유해 봉환은 작년 8월 보훈부의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행사’ 당시 방한한 정 지사 손자 마이클 얘 동 정(Michael Yae Dhong Chung)씨가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뒤 본격 추진됐다.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등 해외에서 순국한 의·열사들의 유해를 국내로 모셔온 것을 계기로 시작돼 올 4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황기환 지사까지 독립유공자 총 147위의 유해가 봉환됐다. 이번에 정 지사 유해가 봉환되면 그 수가 148위로 늘어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머나먼 이국땅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한 정 지사의 유해를 조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다시 모실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를 한 분이라도 더 봉환해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마지막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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