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잇달아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공개 행보를 늘리고 목소리를 키우는 가운데 이들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에서 이른바 ‘자매 정당’과의 연대를 전략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것.
송 전 대표는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신간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 가지고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 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직후 민주당을 탈당했기 때문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계속 이슈메이킹을 하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도 저서 출간을 계기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평산책방’에서 사인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달 29일과 다음 달 4일에도 세종시와 광주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조 전 장관이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다”며 “지금 시점에서 당의 입장을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본인의 출마가 민주당에 득이 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지도부 내에선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도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외부 진보 세력과 비례 의석수를 나눠 갖는 ‘자매 정당’ 형식의 연대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의석 한 석이 소중한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조 전 장관 측을 마냥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중도 확장성을 감안하면 ‘조국 카드’는 득보단 실이 크겠지만 진보 결집만을 놓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며 “지금으로선 계륵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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