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시험 혐의’ 조국 측 “美 교수 증인 신청”…檢 “소송 지연”

조지워싱턴대 교수 증인 채택·신문 쟁점
변호인 “증인으로 2~3월 직접 출석 가능”
檢 "명백한 증거 있어…지연 행위 아닌가”
재판부, 다음 공판서 최종 결정 내릴 듯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이 미국 유학 시절 아들의 대리시험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조지워싱턴대 교수의 증인 채택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반면 검찰은 이 같은 신문 절차가 소송 지연을 시키기 위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재판부는 해당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문 방법에 대한 절차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13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부부 등의 항소심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증인 채택 여부 논의를 위해 예정에 없던 기일을 따로 열었다.

이날 쟁점이 된 부분은 조씨가 다녔던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담당 교수인 맥도널드 교수의 증인신문을 진행할지였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 조원씨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는데 해당 의혹을 반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맥도널드 교수가 증인으로 나오는 것에 협조했다”면서도 “출장 업무 때문에 11월이나 1월에는 영상을 통한 증언만 가능하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이어 “직접 출석은 2월 혹은 3월이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직접 출석이 가능한 2월에 재판이 진행됐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어야 한다면서도 맥도널드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소송을 지연시키는 행위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 같은 지적은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검찰은 “객관적인 증거가 명백하게 있다. 문자를 보면 (조씨와 부모가) 문제를 주고받고 셋이 상의해서 푼 것 아니냐”며 “스터디를 했다하더라도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게 저희 주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이 같은 행위를 허용해도 되는지를 미국 교수를 데려다 놓고 물어본다는 것은 대한민국 재판을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맥도널드 교수의 증인 신청은 1심에서도 논의된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채택되진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맥도널드 교수의 증인신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문 방법에 난색 표했다.

재판 과정에서 미국 현지와 영상을 통해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방안, 맥도널드 교수를 직접 한국에 불러 신문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서면으로 질의를 보낸 뒤 답변을 받아 판단하는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질문을 받아 정리하고 여러 기억 등을 더듬으며 회신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한 달 안에 이뤄지기엔 너무 짧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추가로 받아 오는 20일 재판에서 채부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변호인은 이날 재판 말미 최근 가석방으로 출소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겠단 의사를 전했다. 1심에선 정 전 교수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된 적 없다.

변호인은 “정 전 교수가 그동안 검찰 수사 등에서 묵비했다”며 “가석방되고 나서 건강이 회복됐고, 인정하고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있어서 피고인 신문 하고 싶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자녀의 입시 관련 생활기록부 허위 기재와 아들의 대학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등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장관은 이 밖에도 자녀 장학금 부정 수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