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13일 당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휴대전화에 보안필름을 부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장이나 위원회 회의실에서 정부 여당 인사들이 대통령실 시계를 요청하거나 주식 매도 관련 메시지를 보내는 등 휴대전화 화면이 고스란히 노출돼 논란이 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 한 여당 의원은 “내년 총선 앞두고 휴대전화 노출로 당의 이미지를 더는 실추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휴대전화가 보도된 경우가 한두 차례가 아니다”라며 “주의를 부탁드리고 불투명해서 안 보이는 보호필름을 부착해달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액정에 보안필름을 부착하면 정면에서 보지 않을 경우 화면에 표시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의총 마무리 시간에 “상임위 중이나 본회의장 등 장소를 불문하고 사진이 찍힌다”며 “당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으니 보안 필름을 붙여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 소속 의원과 의원 출신 장관의 문자 내용이 잇달아 언론 카메라에 노출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권성동 의원은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대통령 시계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사진이 찍혔다. 이와 관련해 윤 비서관은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달)안 했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3일 예결위 회의장에서 당 원내대변인인 장동혁 의원에게 ‘저희가 이번에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송 의원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사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와 장 위원께 정보 공유 차원에서 알고 있는 게 좋겠다고 해서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진석 의원은 6일 의원총회 중 인사를 청탁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정 의원은 공주고 총동창회로부터 연락이 온 것을 확인만하고 답변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7일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주식 매도 관련 메시지를 보는 장면이 노출됐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예결위 중 직접 주식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며 “업무관련 내용을 포함해 많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자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총선과 관련 없이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이 중요한데 휴대전화를 관리를 잘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원내지도부가 다시 한번 주의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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