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앞서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을 늦어도 이달 말 발사할 것이라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사진)이 밝혔다. 실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하다고 보고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그 일대 동향을 집중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면 정부는 그동안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해왔던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에 대한 효력정지에 돌입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북 압박에 나설 방침이다.
신 장관은 19일 KBS에 출연해 “북한이 빠르면 일주일 내에, 늦어도 이달 30일까지는 정찰위성 3차 발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가 연합으로 (북한 동향을) 보고 있다”며 “일주일 전후로 쏠 수 있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찰위성 발사 시점을 ‘일주일 전후’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선 “엔진 시험한 곳에서 동창리로 이동하고 고정 발사대를 조립한 뒤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데 시간이 일주일 걸린다”고 했다.
신 장관은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면 엔진을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러시아 도움을 받아서 문제점을 거의 해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도 했다. 앞서 5월과 8월 북한은 정찰위성 시험발사에 두 차례 실패했는데 그 원인이 엔진 결함으로 추정됐다. 이 엔진 문제가 북-러 기술 거래를 통해 해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리 군이 이달 30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만큼 남북이 같은 날 정찰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면 한미의 대북 대비·대응태세를 들여다보는 ‘눈’을 갖게 된다. 북한이 개발한 정찰위성(만리경-1호)의 해상도는 5∼10m급으로 조악한 수준이지만 만약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 식별) 해상도로 기술을 보완할 경우 미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해 패트리엇 발사대 등 국내 배치된 주요 전력 위치나 군사동향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 관계자는 “(정찰위성 발사 시) 북한의 기습 핵 타격 능력도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장관도 이날 “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우위인 것이 감시 능력인데 정찰위성은 북한의 감시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우위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체결한 9·19합의의 동·서해지구 정찰 규제를 정상화해 북한 정찰위성 도발에 대응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9·19합의가 정한 비행금지구역으로 인해 정찰자산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북한 장사정포 움직임 등 전후방 도발 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9·19합의를 효력정지하면 포사격 훈련 재개 등 우리의 대응 카드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