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어 이번주 대전-울산 방문
여권선 “韓, 총선 등판 사실상 가닥
‘피 묻히는’ 비대위 투입 가능성 낮아”
“서울서 바람 일으켜야” 관측 우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등판하는 것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는 평가가 19일 여권에서 나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 뒤 한 달이 넘도록 출구를 찾지 못하는 위기의 여당 상황과 한 장관이 17일 대구를 방문해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힌 메시지가 맞물리면서다.
국민의힘에선 12월 초 개각 국면에서 한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 총선 출마 후보군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선 ‘서울 박빙 지역 출마설’ ‘비례대표 출마설’ 등 여러 시나리오가 이미 나오고 있다. 여권 내에선 한 장관이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제3지대 출현을 조기에 차단해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한 장관, 이준석 신당 차단 기대”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은 내년 총선에 한 장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 장관이 12월 초 개각을 통해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난 뒤 12월 말 여당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대통령실에서는 한 장관의 후임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가 한 장관에게 총선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꾸준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여권 내에선 향후 한 장관이 ‘이준석 신당’ 및 제3지대 출현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한 장관이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면 이준석 전 대표와 제3지대가 청년, 중도층에서 설 공간이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가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무당층’에도 어필하는 한 장관을 소방수로 투입해 일거에 총선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 장관의 당 비상대책위원회 투입 관측도 나오지만 이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는 피를 묻히는 곳인데, 한 장관의 정치 행보 시작을 그렇게 활용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배드캅(악역)’ 역할을 자처하고, 한 장관이 확장해 나가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한 장관의 출마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는 기류다. 다만 ‘수도권 위기론’ 돌파를 위해 서울 박빙 지역에서 출마한 뒤 서울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관측은 일단 우세하다. 지역구로는 서울 종로, 마포갑 등이 거론된다. 비례대표 당선권을 맡긴 뒤 전국 선거의 ‘간판’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오히려 “비례대표 후보가 되면 한 장관의 목소리가 묻힐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한 장관 등판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등판 후 야권의 거센 공격이 부각될 텐데, 오히려 야권이 결집하는 계기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다.
● 한동훈, 대구 이어 대전 울산 방문
17일 대구를 방문한 한 장관은 이번 주 대전과 울산을 방문한다. 21일에는 대전의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참석한다. 이어 과학기술 인재 유치 등과 관련해 KAIST도 방문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 분야는 최근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지점이다. 한 장관이 보수 텃밭에 이어 여야 대립 최전선까지 방문지로 택한 것.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최근 대전을 찾아 여권 공세를 이어나간 바 있다.
24일에는 울산 HD현대중공업과 UNIST(울산과학기술원)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달에만 세 차례 지방을 방문해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전부터 검토해 온 지역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며 “방문 예정 도시와 정확한 시기 등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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