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발사장비 이동정황 포착
“9월 北러 정상회담뒤 기술진 방북
동시 다발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정부 당국은 발사가 임박한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러시아가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이 이례적으로 대북 공개 경고에 나선 것도 세 번째 시도인 이번 발사가 러시아의 기술 이전 덕분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의 정찰위성 기술 수준 역시 크게 향상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보다 특히 감시 능력에서 크게 뒤처졌다. 하지만 이번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면 이 능력을 대폭 보완해 기습 핵 타격 성공 확률을 높일 대남 감시의 ‘눈’을 확보하게 된다.
20일 정부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미는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찰위성 동체 등 발사체 기술은 물론이고 위성체 기술에도 도움을 줬다는 것.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 지원을 해준 대가로 러시아가 이런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과 8월 북한은 정찰위성 시험 발사에 두 차례 모두 실패했는데 당시 원인은 로켓 엔진 결함으로 추정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발사체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대북 기술 지원으로 정찰위성의 해상도 역시 향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군은 5월 북한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서해에 추락한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미국과 공동 조사한 결과, 군사적 효용성은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미는 북한이 현재 개발한 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의 해상도가 5∼10m급으로 조악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만약 러시아 지원 등을 계기로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 식별) 해상도로 기술력을 보완할 경우 한국 내 한미 주요 전력 배치나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을 노출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대북 연합 방위태세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전까지 북한의 대남 감시 정찰자산이었던 무인기는 남한 전역을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최근 북한 정찰위성 발사체 등 발사 장비들이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으로 이동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인만 있으면 북한은 일주일 내 발사대 기립, 액체연료 주입 등을 거쳐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1, 2차 정찰위성 발사 때보다 공을 들여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최근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도 나선 만큼 정찰위성 외에도 IRBM을 쏘아 올리는 등 동시다발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