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사과에도 비판 커지자 ‘징계’
단체 채팅방에 “당 망가져 개탄” 글
일부 “그런 진단 동의 못해” 갈등 비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른바 “암컷”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자당 소속 최강욱 전 의원(사진)에게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도부의 공식 사과에도 당 안팎의 비판이 커지자 이 대표가 ‘비상 징계’ 카드를 꺼내 들며 수습에 나선 것. 하지만 전날 밤 민주당 의원 단체 채팅방에서 “당이 망가져서 개탄스럽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그런 진단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엄중한 대처를 하고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며 “최 전 의원에 대해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섬뜩했다”며 “의원들뿐 아니라 당직자들도 기강이 해이해져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선거 또는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때는 당 윤리심판원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 의결로 징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이 뒤늦게 징계에 나선 데에는 최근 청년 비하 논란으로 이어진 ‘현수막 사태’에 이어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까지 터지면서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의원은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은 이날까지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 전 의원과 당시 함께 있었던 민형배, 김용민 의원에게도 사과를 하도록 설득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 비하 논란을 비판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민 의원은 전날 의원 단체방에 “우리 당이 어쩌다 이리 망가졌나”라고 비판한 이원욱 의원을 향해 “우리 당이 망가졌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실수는 없는 게 좋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실수도 없다”며 민 의원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전재수 의원은 “쎄빠지게(힘들게) 골목길 돌아놓으면 한 방에 다 말아먹고 제발 좀 말 좀 조심하자”고 호소했다. 오영환 의원도 “제발 특정 언론, 보수단체, 당내 소수 의견이란 이유로 명백한 잘못에 대한 비판마저 매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 의원도 “(비판이) 과도하니까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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