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친윤(친윤석열)계 핵심과 당 지도부, 중진 의원의 불출마와 험지 출마를 30일 ‘희생 혁신안’으로 공식 의결해 당 지도부에 넘기기로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김기현 대표와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 등을 향해 용퇴를 권고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단 한 명도 호응하지 않자 시점을 30일로 못박고 공식 혁신안 의결을 공식화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인 위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 10차 회의를 가진 뒤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온 반응에 대해 (혁신위원들이) 굉장히 냉담하다. 상당히 격앙되고 절박한 심정”이라며 “우리가 일한 만큼 돌아오는 표현에 성의가 없으면 30일에 강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어 “(용퇴론을) 당에 확실히 전달해야겠다. 오는 정이 고와야 가는 정도 곱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앞서 ‘윤심’까지 언급하며 김 대표와 장 의원 등을 향해 용퇴를 권고했지만 김 대표의 울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고 장 의원이 세 과시로 맞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혁신위 공식 활동 시한은 다음달 24일이지만 ‘희생’ 혁신안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뒤 조기 해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조기 종료도) 선택지에 있다. 주요 혁신 안건을 보내고 나면 혁신위는 종료할 예정”이라고 했다. ‘희생’ 혁신안에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 된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남도청에서 21대 총선을 앞두고 ‘3선 용퇴론’을 주장했던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났다. 김 지사는 인 위원장에게 “당 중진들이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혁신위 이야기를 거부한다면 위원장님이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 버려라. 혁신에 속도 조절이 어딨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고위원회가 초선이나 원외 인사로 구성돼 정치적인 경험과 식견 측면에서 준비가 안 됐다”며 “새내기 사이에서 당 대표가 ‘꼬마 대장’ 노릇만 한다”고도 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김 지사 같은 분이 당에 많으면 일이 쉬울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과학기술 전문인재를 전략 공천하고, 24개 장관급 정부 부처에 과학기술혁신정책관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5호 혁신안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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