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에 무슨 일이…고성에 위원들 사퇴까지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24일 13시 58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위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27 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위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27 뉴스1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홍에 빠졌다. 혁신위의 역할과 혁신안 방향을 두고 이견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정치인 출신과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 간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인 출신 인사들은 “우리는 얻을 것을 다 얻었다. 우리는 시간끌기용”이라며 속도조절에 나섰고, 비정치인 혁신위원들은 “그게 무엇이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정치인출신 인사들은 “여러분은 모르는 게 있다. 순진하다”라고 했고, 비정치인출신들은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향후 회의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23일) 회의는 오후 2시30분에 시작해 오후 6시가 넘어서 끝났다. 회의 초반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특강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오랜 시간 회의가 이어진 것이다.

회의가 길어진 것은 혁신안을 둘러싼 내부 이견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은 앞서 혁신위가 당 지도부·친윤(친윤석열)·중진의원을 향해 한 불출마·험지출마 권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권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권고 대상의 무응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발표한 혁신안을 모두 종합해 당 지도부에 대한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추가적인 혁신안을 발표하기보다 기존에 발표된 혁신안을 실행해야 하는 시기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의견은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 혁신위원들은 이에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24일까지인 임기동안 기존과 같이 매주 혁신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언쟁이 발생했다. 한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라고 했다. 이에 일부 혁신위원들이 “무엇을 위한 시간끌기용이냐”고 반발했다.

그러자 또 다른 혁신위원은 “여러분들이 모르는 게 있다. 비정치인들은 모르는 사항이 있다. 순진들 하시다”고 했다. “여러분(비정치인출신)들은 왜 자꾸 당과 갈등하고 분열하려고 하느냐”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한 정치인 출신 혁신위원은 지난주 혁신위원 일부와 가진 오찬 회동에서 “혁신위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루었다. 나는 공천이 확정됐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비정치인 혁신위원들의 반발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회의에서 진행된 언쟁으로 한 혁신위원은 눈물을 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요한 위원장은 “내가 조금 있다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지켜봐 달라”며 이를 달랬고,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강한 어조로 “분위기를 분명히 전달하겠다. 분위기도 상당히 격앙됐다. 지금까지 나온 반응에 대해 굉장히 냉담을 갖고 있다”며 “다음주 목요일(30일)회의에서 아주 강한 메시지가 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대변인을 맡은 김경진 전 의원은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제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밝혀 공식 안건으로 제안하면 거절하기 힘든 점을 노린 것이다.

언쟁 이후 비정치인출신 인사들의 혁신위 사퇴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소연 혁신위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당초 4명의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혁신위원을 제외하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혁신위 내부의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혁신위 운영 동력이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끌기용’ 등의 발언이 노출되면서 혁신위 자체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이들이 제안하는 혁신안 자체가 무게감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혁신위를 통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인한 위기를 수습하고 총선 준비에 나설 계획이던 여권의 선거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논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혁신위가 권고안을 공식 안건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혁신위가 나름대로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다. 혁신위 활동 결과를 잘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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