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투표 D-3, 부산 지지 호소
韓佛 정상회담… 韓총리도 유치전
재계 총수들도 투표자 개별접촉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 오찬, 정상회담, 국경일 리셉션을 연달아 갖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파리에 집결한 재계 총수들도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BIE 대표와 각국 투표자 개별 접촉에 나섰다. 개최지 선정 최종 투표일인 28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치열한 정보 전쟁과 막판 로비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BIE 대표들은 28일 BIE 총회에서 개최지 선정 투표에 직접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BIE 회원국 대표 등 파리 주재 외교단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에서 “한국은 일제 강점, 6·25전쟁 등 수많은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인류의 연대에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BIE 대표단과 가진 오찬에서 “부산 엑스포를 각국의 문화와 기술, 생각이 더 넓게 확산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조찬 겸 정상회담에서도 엑스포 부산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일 리셉션에는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일 이틀 전인 26일 파리로 출발해 최종 유치전에 나선다. 정부와 정재계가 사활을 걸고 나선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용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설득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정부와 민간 등 모든 주체들이 ‘코리아 원 팀’이라는 기조 아래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尹 “부산서 또 봅시다”… BIE 대표단 만찬석 일일이 돌며 스킨십
伊 파리서 엑스포 유치 막판 외교전 외교관 등 600명 참석 리셉션 열고… 각국 투표자 만나려 동선 파악도 尹 “유치땐 역대 최대 지원 패키지”… 총리실도 “전화로 지구 한바퀴 돌아”
“참석하거나 교섭 대상이 된 각국 대사와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의 구체적 명단도, 그 숫자도 말씀드리기 어렵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BIE 대표 교섭 만찬 행사 참석 명단과 규모에 대한 질문에 “보안 사항”이라고만 답했다. 2030 엑스포 유치 판세와 관련해서도 “지금 당장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개최지 결정일인 28일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정부가 BIE 회원국 대표단에 좋은 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좋은 카드를 들고 나서는 치열한 막판 수싸움이 벌어진 만큼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파리 현지에서 한국과 사우디 간에는 내 패를 숨기며 상대 패를 읽으려는 치열한 수싸움과 협상이 오가는 ‘포커 게임’이 펼쳐졌다.
● 尹, 각국 대표단 직접 일대일 집중 공략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윤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처는 24일 저녁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프랑스 주요 인사와 재외 동포, 각 BIE 회원국 대표를 포함한 파리 주재 외교단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이었다. 국경일 리셉션은 통상 10월 3일 개천절을 즈음해 열려 왔는데, 이번만큼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종 전력투구’를 위해 윤 대통령의 파리 방문 일정에 맞춰 정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는 28일 BIE 총회 개최지 선거에서 실제 투표를 하게 되는 회원국 대표단을 일일이 만나 부산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코리아 원팀’으로 총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책임 국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며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인류 연대에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BIE 회원국 대표단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대한민국은 110개 이상의 BIE 회원국들의 박람회 준비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정의선 회장은 영어로 한 건배사에서 “28일에 나오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지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윤 대통령 발언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각국 대표들에게 “부산에 가본 적이 있느냐”며 대화를 이끌었고 참석자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참석자들은 “몸소 소통하고 스킨십하는 전례 없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오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찬을 겸한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학기술 협력을 포함한 경제 분야의 양국 관계,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협력 지향점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 “파리 입국 투표자 개별 면담 막판 정보전”
파리 현지에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를 비롯해 재계 총수들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총동원된 정보전이 펼쳐졌다. 정부는 파리로 입국하는 각국 ‘투표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기 위해 인물 신원 파악과 이들의 동선 파악에도 열을 올렸다. 정부 관계자는 “BIE 총회에는 대부분 프랑스 주재 각국 대사들이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일부 국가는 본국에서 직접 ‘투표자’를 파리로 보내기도 한다”며 “이들에 대한 밀착 마크를 위해 정부도, 민간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24일 “전화로 지구 한 바퀴는 돌았다”며 최근 유치 준비 상황을 전했다. 한 총리는 하루에 많게는 4, 5개국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통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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