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21일 발사 위성 장착기종은 미확인
러, 北에 고성능 장비 지원 가능성도
北 “한미 주요 군기지 촬영” 주장
북한이 5월 1차 발사 실패 후 군이 건져 올린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에 일제 상용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 장치를 갖췄더라도 최대 해상도가 5m 안팎으로 분석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21일에 쏴 궤도에 진입한 만리경-1호에 동급의 카메라가 장착됐다면 군사적 효용성이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찰위성 해상도는 서브미터(가로세로 1m 미만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급은 돼야 한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의 5월 31일 1차 발사 실패 직후 군이 서해상에서 인양한 만리경-1호엔 일본제 상용 디지털 카메라가 탑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종도 거의 단종된 구식 모델이라는 것. 최대 해상도는 가로세로 5m 안팎의 물체를 한 점으로 표시할 정도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당시 군은 “군사적 효용성이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이 위성체 핵심 장비 확보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만리경-1호가 괌, 하와이 미군 기지 및 한미 군 기지가 포진한 한국의 주요 도시들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위성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상도 수준 등 정찰 역량을 숨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발사체 기술뿐 아니라 고성능 광학장비까지 지원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3국은 26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 대응을 위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北 “부산 美항모-평택-하와이 기지 촬영” 주장… 사진 공개안해
“한미 軍기지 촬영” 北, 초단위 촬영 시간까지 공개… 한미 전략자산 감시 능력 과시 만리경1호, 하루 2회 한반도 지나… 실시간 관측-야간 정찰 어려운듯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가 해외 주요 미군기지는 물론이고 한국 주요 도시의 한미 군사기지 등 “중요 표적 지역들”을 촬영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확인했다고 연일 주장하고 나섰다. 그간 한미 양국에 절대 열세였던 우주 감시 능력을 자신들도 갖추게 됐다는 점을 과시하는 동시에 향후 정찰위성을 더 많이 쏴 올려 한미를 겨냥한 핵타격 위협을 고도화할 것이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 美 칼빈슨 항모 촬영시간 초 단위까지 공개
북한은 만리경-1호 발사 다음 날(22일) 오전 괌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해군기지)의 촬영 사진을 수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앤더슨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의 발진기지이고, 아프라항은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주요 기항지다.
이어 24일 오전에는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 경기 평택과 오산, 서울 등을, 25일 오전엔 경남 창원시 진해와 부산, 울산, 경북 포항과 대구, 강원 강릉 등의 ‘중요 표적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김 위원장이 확인했다고도 했다. 연이틀 한반도 상공을 동서로 통과하면서 한미 주요 군기지들이 포진한 주요 도시들을 샅샅이 훑었다는 것.
북한이 촬영했다고 주장한 도시에는 우리 해·공군 작전사령부를 비롯해 한미 연합사령부가 있는 캠프 험프리스(평택미군기지) 등 주요 전투부대와 기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공개한 25일 만리경-1호의 촬영시간(오전 9시 59분 40초∼10시 2분 10초)은 우리 군과 민간 기관의 한반도 상공 궤도 추적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 남구 용호동 인근 군항에 정박 중인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70)을 촬영했다고 북한이 주장한 시간(25일 오전 10시 1분 10초)에도 만리경-1호가 부산 상공을 거의 정확하게 지나갔다는 것. 군 당국자는 “칼빈슨 항모의 촬영 시간을 초 단위까지 공개한 것은 한반도로 전개된 미 전략자산의 움직임을 자신들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는 협박”이라고 전했다.
만리경-1호가 25일 오전 5시 13분 22초에 미 하와이 상공을 통과하며 진주만 해군기지와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을 김 위원장이 확인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와이에는 한반도를 관장하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포진하고 있다. 군 안팎에선 인터넷과 같은 공개 정보로 한미 주요 군 기지 위치와 동향 등을 꿰고 있는 북한이 정찰위성으로 해당 기지 내부를 주기적으로 엿본다면 그 위협 수준은 간과할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해상도 등 정찰 역량은 여전히 의문시
하지만 북한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섣불리 공개할 경우 한미 당국의 분석을 거쳐 자신들의 정찰 능력과 만리경-1호의 성능 및 지상 전송 기술 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만리경-1호에 장착된 광학카메라의 해상도가 서브미터(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급도 안 되는 수준으로 드러날 경우 한미를 겨냥한 위협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군 소식통은 “축구장 몇 개 크기의 항모나 주요 기지 등은 낮은 해상도의 위성으로도 개략적 형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리경-1호는 하루 2차례 정도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을 지나면서 한반도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방문 주기가 너무 길어 이동 표적에 대한 실시간 관측 등 군사적 효용성은 낮은 것으로 한미는 보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위성의 촬영 시간이 모두 새벽과 오전 시간대라는 점에서 야간 정찰 능력도 미비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향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고해상도 광학장비를 장착한 만리경-2, 3호 등을 속속 궤도에 올릴 경우 그 위협 수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정찰위성을 계속 쏴 올리라고 누차 강조한 것도 최대한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단축해 한미 군사동향을 실시간에 가깝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5기 정도의 정찰위성을 저궤도(약 500km 고도)에 올리면 재방문 주기를 2, 3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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