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당 간부들에게 ‘아랫사람’ 전화도 깍듯이 받아야 한다며 전화 예절을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자 기사에서 아랫사람 전화를 깍듯이 받은 한 일꾼(간부)의 일화를 소개했다.
신문은 “전화로 주고받는 길지 않은 몇 마디 말에서 우린 한 일꾼의 아름다운 정신세계와 고상한 문화 도덕 품성을 엿본다”며 “상대방을 보지 못하고 전화기를 통해 대화를 나눌 때 예절을 어떻게 지키는가에 따라 매 사람의 인품과 문화 수준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전화 예절을 잘 지켜야 동지적 사랑과 믿음의 향기가 차 넘치는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게 가꿔갈 수 있다”며 “예절 있게 전화를 받는 일꾼에게서 그에 대한 믿음과 자기 사업에 대한 신심을 크게 가다듬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간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인민을 위해 세세한 것까지 챙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때 그가 간부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건다는 등의 일화를 소개하곤 해왔다.
간부들의 전화 예절에 초점을 맞춘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 또한 ‘인민을 위한 복무’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6일 치러진 도(직할시)·시(구역)·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도 ‘인민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올 8월 ‘선거법’을 개정, 이번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부터 일부 선거구에선 후보 2명을 선발해 그 가운데 1명을 최종 후보로 나서게 하는 등 나름 ‘경쟁’ 개념을 도입했다.
다만 최종 후보자에 대한 투표에서도 ‘찬성’과 ‘반대’ 등 2개 투표함을 이용해 당락을 가리도록 해 북한의 선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제도와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선거 현장을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와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재중동포(조선족)들에게 참관토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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