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운용 상황을 일주일 내내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새벽에도 직접 정찰위성의 활동 상황을 보고받는 모습도 연출하는 등 이번 사업이 국가적으로 ‘최중대 사업’ 중 하나임을 부각하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김 총비서가 지난 27일 오전과 28일 새벽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로부터 11월25일부터 28일 현재까지 사이의 정찰위성 운용 준비정형에 대해 보고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만리경 1호’가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국방부 본청인 펜타곤을 촬영하고,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 지역을 촬영한 자료에서 미 해군 핵항공모함 4척과 영국 항공모함 1척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1일 밤 정찰위성 발사 이후 22일 오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괌의 미군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보고 받았다. 이후 24일과 25일도 관제소를 찾아 남한의 군사 시설 및 중요 시설을 살펴봤으며, 부산에 정박 중인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의 사진도 보고받았다고 북한 매체는 전하고 있다.
사실상 그가 정찰위성 발사 이후 일주일 내내 정찰위성의 운용 및 활동 상황을 전면에서 챙기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가 정찰위성의 사진을 ‘새벽’에 보고 받고, 그 사실을 당일 오전 노동신문에 선전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정찰위성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으며, 특히 사진 분석 등에 있어 실시간에 가까운 운용이 가능해 군사적 효용성이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김 총비서가 보고 받은 사진의 위치는 한미의 군사 및 중요 시설들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나열해 보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아직 정찰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 정찰위성이 ‘세밀 조종’ 단계에 있기 때문이거나, 실질적으로 한미에 공개할 만큼의 고화질 사진은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영상을 공개할 경우 대략적인 해상도, 관측폭, 영상의 품질 등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어떠한 군사적 목적에 활용이 가능할지 역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보안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개하더라도 군사 시설이 아닌 세계적인 상징적 물체나 장소 등만 공개해 간접적으로 위성의 성능을 홍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당초 12월1일부터 ‘만리경 1호’의 정식 임무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정찰위성에 대한 세밀조종이 1∼2일 정도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힌 만큼 예상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빠르게 정식 임무 개시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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