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동구 구민 등 참석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1.27/뉴스1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빈 총수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성과를 얻었다. 비록 부산엑스포란 최종 결과물을 얻진 못했지만 기존 주력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서 벗어나 신흥시장으로 불리는 태평양도서국과 아프리카 등에서 협력의 발판을 마련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선정됐다.
재계는 경제 효과 추정치 61조원에 달하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다양한 국가 인사들과 만났다.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이 힘을 더했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진출 기회가 적었던 태평양도서국,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경제 협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대표적인 대륙은 동남아에 이은 신흥시장인 아프리카다. 최근 한국과 교역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아프리카 수출 규모는 111억3152만달러로 전년(90억2200만 달러) 대비 23.4% 늘었다. 수출 증가율은 아시아(6.1%)와 북미(14.6%)를 웃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 관계자를 한국에서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당부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올해 현지에 가전의 핵심 부품인 디지털인버터모터(DIT)의 무상 보증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까지 늘려 적용하기로 했다.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국가의 인사와 만난 이후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이 좋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News1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뿐 아니라 계열사 경영진이 직접 나서 인맥을 쌓았다. 최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직접 방문 혹은 면담한 국가는 약 180개국에 달한다. SK그룹과 고위급 인사와 개별 면담 횟수는 약 1100회다.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 전환 구축에 필요한 AI(인공지능)·5G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차그룹도 여러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주미한국대사관 주관으로 열린 아프리카·카리브해·태평양연안 12개국 주미대사 초청행사에 참석했다. 이들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부산엑스포 지지 당부를 위해 주한 아프리카 대사 등 외교 관계자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초청했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수단, 케냐, 르완다, 앙골라 6개국 외교 관계자가 참석한 행사였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내 매출 증가율이 경기 침체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에서 현지 기후와 문화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실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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