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현재 종로를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이 ‘양해하겠다’고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최 의원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최 의원은 2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 항의하거나 말리는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하니까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해서 저한테 항의하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해’라는 표현이 애매하지 않나. ‘너그러이 받아들인다’는 뜻인데, 그걸 본인(하 의원)이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서 워딩(발언)하는 건 좀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보름 전 한 식사 자리에서 최 의원에게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제가 거기서 화낼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화내거나 말리지 않으니까 하 의원이 ‘굉장히 신사적이다’라는 뉘앙스로 말하길래 ‘당신이 나랑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하면서 상의하겠다면 해줄 말이 많은데, 평생 정치하신 분이 여러 가지 고려해 결정하고서 얘기하는데 뭐 드릴 말씀이 있겠느냐’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종로는 그렇게 쉬운 곳은 아니다. 민주당에서 10년 이상 구청장·의원을 해 온 곳”이라면서도 “제가 생각하는 험지 출마는 경쟁력 있는 중진이 자기 지역구를 떠나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하는 정신으로, 당선이 쉽지 않은 곳 그리고 모두 나가길 꺼리는 곳에 나가는 것이 본뜻이다. 현역의원이 있고,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걸 과연 험지 출마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 종로 구민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며 “(하 의원이) 종로에 전혀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또 현역의원이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며 노려가고 있는데 본인(하 의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하 의원이 나와도 제가 종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저 이상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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