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독수리와 충돌해 활주로에 비상 착륙한 5세대 최첨단 스텔스전투기 F-35A가 수리 비용 과다로 결국 퇴역하게 됐다.
공군은 1일 “어제 장비도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류 충돌로 동체착륙해 기체가 손상된 F-35A 1대를 도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기는 향후 합참 심의 및 국방부 승인을 거쳐 최종 도태될 예정이다.
이 전투기가 공군에 도입된 것은 2020년으로, 운용 2년 만에 퇴역하게 됐다.
이 전투기는 지난해 1월 4일 청주기지를 이륙해 사격장 진입을 위해 약 330m 고도에서 비행하던 중에 독수리와 충돌했다. 독수리가 기체 격벽까지 뚫고 좌측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착륙 때 제동 역할을 하는 랜딩기어 작동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 배선, 바퀴 등이 파손됐다.
조종사는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 전투기를 공군 서산기지 활주로에 동체착륙시켰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착륙 직후 외관상 손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정밀조사 결과 기체, 기골, 엔진, 조종·항법계통 등 다수 부위에서 300여 점에 달하는 손상이 확인됐다.
이에 공군은 미 정부사업단, 제작사인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항공기 수리복구 능력, 경제성, 안전성, 타국 사례 등을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신규 항공기 획득 비용보다 높은 수리복구 비용 ▲ 4년 이상의 장기 복구 기간 소요 ▲복구 후 비행 안전성 검증 제한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공군은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공기 도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공군 관계자는 “수리비용이 1400억원 이상 들어 경제성 측면에서 유지하는 것보다 도태시키는 것이 낫다고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 항공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파손된 항공기를 정비사 훈련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공군 관계자는 “도태 항공기 활용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비사 훈련장비 활용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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