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4 뉴스1
‘김기현 지도부’가 혁신위원회의 최후통첩 격인 ‘용퇴 혁신안’과 ‘인요한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혁신위가 조기 해체와 김기현 대표 사퇴를 의미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등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혁신위가 지난주 정식 안건으로 의결한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혁신안이 당초 계획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도부가 혁신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도부는 혁신위에 활동 종료 시점에 모든 혁신안을 정리해서 달라는 취지의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4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혁신안이 보고와 관련해 “혁신위 안건이 보고되지 않았다”며 “혁신위 측에서 공식적으로 보고 요청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도부에서 혁신위에 의제를 한 번에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런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혁신위 안건에 대해 최고위에서 충분히 성격과 정신,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당 기구에서 논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혁신위가 혁신안을 의결하면 그 이후 절차는 당 기조국이 최고위 보고 절차를 준비해 왔다”며 “어제 기조국에 월요일 최고위에 안건 상정되느냐, 누가 보고해야 하느냐 의논하니까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혁신위가 최고위에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시 목요일 최고위에 상정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도부가 혁신안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양새로 비치며 혁신위와의 갈등이 노출되자, 혁신위가 그간 공언해 왔듯 ‘조기 해체’를 현실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일부 혁신위원들이 조기 해체 전 마지막 안건으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을 넣자는 등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지도부와 혁신위 사이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혁신위는 오는 7일 오전 최고위 보고와 함께 혁신위 회의도 계획하고 있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최고위 보고 후 반응을 살핀 뒤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초강수 카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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