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 중진의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구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의 ‘희생’ 혁신안이 4일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혁신위와 당 지도부는 혁신안 상정 무산에 대해 “상정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최후통첩일인 4일에도 희생 혁신안에 무반응을 이어가고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도 묵살하면서 양쪽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혁신위원은 7일 혁신위 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혁신안에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혁신위 안건이 보고가 안 됐다”며 “혁신위에서 안건 보고 요청이 없었다”고 했다. 혁신위가 최고위에 희생안을 보고하겠다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 또 박 수석대변인은 인 위원장이 희생안을 수용하지 않을 거면 자신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한데 대해서도 “딱히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의 요청을 단칼에 거부한 입장을 유지한 것.
이에 오신환 혁신위원은 문자를 통해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어제 당에서)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 받았다”고 반박했다. 당에서 마지막 혁신안까지 나오면 한꺼번에 보고하라고 했다는 것. 그러나 이만희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서) 최종보고서에 담을 내용 정리해달라 해서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안건을 모아서 보고해달라고 한 적 없으며 최종보고서를 따로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혁신위는 7일 오전에 열리는 최고위에 희생 혁신안을 보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7일 보고에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도 희생안 의결 요청에 대해 “본연의 역할과 범부,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혁신위가 기대하는 전향적인 답변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태도다. 혁신위는 43일 간의 활동에서 당내 대통합을 제외하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조기 종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 혁신위원은 “희생안이 제출되면 더 기다릴 것도 없어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 내부에선 지도부의 무대응에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안건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대위 전환 제안을 초강수로 지도부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 한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의 지지율이 너무 낮고 회복할 기미가 안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혁신위원은 “비대위 전환 요구는 가도 너무 가는 것”이라며 “혁신위의 본질이 흐려졌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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