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강성 지지층이 자신의 출당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3일 민주당 홈페이지에 “이 전 대표가 당내 통합에 장애가 된다”며 올라온 출당 요청 청원은 5일 오후 기준 1만9177명이 동의했다. 5만 명 넘게 동의하면 당 지도부가 답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5일 MBC 라디오에서 ‘혹시 몰아내 주기를 바라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냐”며 “그러나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현 민주당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면서 당내 갈등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 이낙연 “탈당 말한 건 아냐”
이 전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탈당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나가라 하고, 당에서 몰아내면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다만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고 그대로 열어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충분히 매력 있고 국민이 보기에 신뢰할 만한 상태가 된다면 (신당 창당 등) 그런 얘기들이 잠재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정치적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 때 민주당에서 역할을 요청할 경우 수락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별로 생각 안 해 봤다”고 일축하며 “(국가를 위한 역할을) 당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2주 전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만난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당의 위기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만나) 당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정 전 총리도 (당의 상태에 대해) 많이 상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세 사람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거기까지는 진척되지 않았다. 모색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문재인 정부 출신으로서 걱정을 공유한 것”이라며 “(당 상황을)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을 맡은 사람들이 자기 결정과 책임 내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도 현재의 어려움과 국민들의 평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 발 떨어져 있는 입장에서 우리가 당장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 측도 “현재 당 상황의 심각성은 충분히 우려하고 고심하고 있다”라면서도 “당장 움직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 ‘이낙연 신당설’에 지도부 긴장
‘이낙연 신당’이 본격적으로 언급되는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부담감을 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아직까지 (이낙연) 신당이 구체적으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당내에서 잘 화합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만남을) 주선해야 할 상황이 되면 하겠다”며 “두 분이 상시적으로 통화하고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단결을 촉구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 출당 청원에 대한 응답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의원의 탈당 직후 당내에서 쏟아진 거친 비판을 둘러싼 파열음도 이어졌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을 비판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가담자에 비유하며 “초선들, 한참 어린 후배들이 그런다”며 “그동안 ‘학폭 방관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같은 ‘학폭 가담자’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초선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과 동지를 팔고 떠난 분께 비판도 못 하는 탈당 옹호자가 정상이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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