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1일부터 12월 임시국회를 열고 20일과 28일 각각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2일)을 훌쩍 넘긴 가운데 여야는 양당 원내대표와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포함한 ‘예산안 2+2 협의체’까지 가동해 20일 처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7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해 12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두 차례 잡았다고 밝혔다. 여야는 9일 끝나는 정기국회 내에 내년도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인정하고 20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20일에 합의가 안되면 안되는 대로 (민주당의 자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 의장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두 원내대표와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예산안 2+2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20일을 내년도 예산안 처리 목표 시한으로 정했다. 여야는 예산안 주요 쟁점인 연구개발(R&D) 예산의 증액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송 의원은 “몇 가지 감액이 제기된 사업, 증액이 요구된 사업을 전체 패키지로 해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특히 R&D 사업 중 꼭 필요한 사업들은 우리 당에서도 (증액 필요성을) 제기했고 민주당도 제기했기에 이후 정부와 협상해 증액에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예산안 협상은 퍼즐 같은 것이라, (20일 협상 타결은)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며 “협상은 밥에 뜸을 들이는 시간과 비슷해서 자꾸 뚜껑을 열어보시면 밥이 잘 안되니 이해해주시고 협상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여야 간사는 논의에 속도를 내기 위해 매일 만나 쟁점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총지출액에서 순증액 되는 부분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아무래도 야당은 정부의 핵심 사업 등에 관해 무리하게 감액을 주려고 하는 부분도 상당수 있다”며 “정부는 그런 부분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에서 현금 살포성, 선심성으로 무리한 증액 요구를 하는 부분도 있기에 그런 부분은 현재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증액 요구가 있는 부분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감액된 범위 내에서 증액 고려가 있어야 한다. 그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협의 조정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법’ 처리는 8일 예정된 마지막 정기국회 본회의에는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20일 표결 방침을 내세웠지만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쌍특검 법안이 22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만큼 28일 처리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8일에는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방송3법)에 대한 재표결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임명안 상정은 합의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내일 본회의에서 임명안 인준 표결을 할지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고, 내일 오전까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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