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다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외신이 “우는 모습이 공개된 몇 안되는 세계 독재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최근 관영 언론을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김 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여러 사례 중 하나”라고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이달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리일환 노동당 비서의 대회 보고를 듣던 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으로 이를 닦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계적으로 독재자가 피지배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과거 독재자 중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비공개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을 보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선에 도전한 2012년 3월 대선 투표 직후 지지자 집회에서눈물을 보인 바 있다.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드는 김 위원장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해 인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감성통치’”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어머니 대회에서 보인 눈물은 “어머니와 여성의 역할을 극적으로 부각하고 출산을 독려하기 위한 행위”라고 분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출산율 저하를 막고 아이를 잘 키우고 교육하는 게 어머니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가정 문제”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즈니스 인사이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이같이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18년 김 위원장이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들 사례를 인용하며 노동당 고위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허약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고 눈물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 “나라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눈물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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