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압박에 직면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잠행에 들어갔다.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내년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용퇴에 대한 김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날 어떠한 공개 일정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김 대표가 이날부터 다음날(13일)까지 국회 본관 당대표실로 출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운명이라 생각한다. 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라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 고(故)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다녀왔다는 소식을 전하며 불출마를 시사한지 반나절 만이다.
전날 해체한 당 혁신위원회는 그간 당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을 향해 험지 출마·불출마를 요구해왔지만, 당사자들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거나 무반응으로 일관해왔다.
결국 혁신위가 성과없이 조기해체하자 5선의 서병수 의원과 3선 하태경 의원 등은 김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초선 의원들은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이들을 향해 ‘내부 총질’ ‘온돌방 중진’ ‘자살 특공대’라는 말을 써가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내홍도 불거졌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또다시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의 목소리와 총선 참패 위기의식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진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김 대표를 향한 결단 압박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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