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對)러시아 제재 위반’을 이유로 12일(현지시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 한국 국적자는 우리 당국에서도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에 미국 측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인사에 대해선 우리 관계당국이 이미 ‘대러 불법 우회 수출’ 혐의 등을 인지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앞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과 관련해 무기 조달 등에 관여람 혐의로 약 280개 개인·기관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추가했으며, 여기에 한국 국적의 이모씨(61)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OFAC의 제재 대상 명단에 한국인이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 재무부는 이씨가 올 7월 미 정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러시아 업체 ‘AK마이크로텍’의 ‘핵심 조달 에이전트’으로 활동해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AK마이크로텍은 러시아의 방위산업체를 포함한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에 외국의 반도체 기술을 이전하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해온 기업이다.
미 정부는 AK마이크로텍이 우리나라와 일본·미국의 제조업체로부터 반도체 생산 관련 기술·장비 등을 입수할 수 있도록 이씨가 유령회사 등을 이용해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처럼 OFAC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인·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미국을 방문할 수 없게 되며 △제재 대상이 소유한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전쟁 발발 직후부터 대러 수출통제와 금융제재를 도입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회 수출 방지 등 기존 대러 제재 조치의 실효적 이행 노력을 강화하며 한미 간에도 계속 긴밀히 공조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우리 정부도 미국 등 서방국가 주도의 대러 경제·금융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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