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서 출발한 송영길 수사, 캠프 비용 대납·입법 로비로 확대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13일 13시 06분


코멘트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당선을 위해 동료 의원과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9400만원 가량의 돈봉투를 뿌린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2023.12.8. 뉴스1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당선을 위해 동료 의원과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9400만원 가량의 돈봉투를 뿌린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2023.12.8. 뉴스1
검찰이 13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8개월 넘게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경선대회 돈봉투 살포사건’ 의혹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 전 대표의 신병을 먼저 확보한 후 돈봉투 수수 국회의원들을 규명하는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정당법·정치자금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등 혐의로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송 전 대표는 구속 상태로 조사받은 후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3~4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당선을 위해 부외 선거자금 6000만원을 교부 받아 현역 국회의원 및 지역본부장을 대상으로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이 설립한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돈봉투 수사는 지난해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서 출발했다. 당시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던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돈봉투 살포를 모의했던 과정을 포착했다.

검찰은 4월12일 윤관석·이성만 전 민주당 의원 등 피의자 9명을 압수수색하며 돈봉투 수사의 신호탄을 울렸다. 이어 5월부터 8월까지 돈봉투 살포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강래구 전 상임감사위원(5월26일)과 박용수 전 보좌관(7월21일), 윤관석 전 의원을 구속해(8월22일) 재판에 넘기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굳게 부인했던 이들은 재판에 넘어가자 의혹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보좌관은 9월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부외 선거자금으로 기부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윤 전 의원 또한 돈 봉투 액수가 과장됐다면서도 자신이 돈을 받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는 큰 줄기의 혐의를 인정했다.

수사를 이어가던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측근들로부터 선거 자금을 지원받은 후 경선을 앞두고 송 전 대표 캠프에 컨설팅 비용 및 사무실 대여료 등을 대납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8월 송 전 대표에게 3억여원을 후원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8월8일), 캠프에서 사용한 식비를 대납해 준 사업가 송씨(8월18일)를 수사 선상에 올리며 ‘먹사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박 전 회장과 관련해서는 ‘입법 로비’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건넨 3억원 중 4000만원은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유리한 입법을 청탁해달라는 ‘입법 로비’ 뇌물 성격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후 △돈봉투 살포 의혹 △먹사연 캠프 비용 대납 의혹 △뇌물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경선 당시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워 사건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조사가 어느 정도 끝나면 수수의원 소환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